MB는 왜 SNS 통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까 정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02일자 기사 'MB는 왜 SNS 통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까'를 퍼왔습니다.

[김광원 칼럼] 10·26 선거 패배 SNS 때문? 민심 통제는 가능한가

 

세상에는 별 희한한 일도 있다. 대명천지에 사람들의 마음을 가두겠다는 당찬 정권이 있다. 이명박 정권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1984년’을 뺨치는 개인 감시의 발상이 돋보인다. 그것도 인터넷 망에 수없이 오가는 마음의 갈피를 담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단속하겠다고 나섰으니 그 결기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이 정권의 이와 같은 시도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정권 초기부터 그 소질을 보여왔다.  

 

‘사이버 모욕죄’의 추진이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10월 이 정권이 내놓은 ‘작품’이다. 그 동기는 그해 5월 시작된 촛불시위의 주리를 틀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나라당의 율사 출신 장윤석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선두에 섰다. 이 법안에 수십명씩의 동료 의원들이 함께 서명했을뿐 아니라 그 기세 또한 등등했다. 당시 ‘최진실 사건’이 이 정치공학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 중 한국이 유일

 

 

이명박 대통령. @CBS노컷뉴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을 사이버 상에 유포했을 때 9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욕설 등으로 타인을 모욕했을 때는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법안은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한 것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을 모욕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이들 법안은 현행 형법상 모욕죄(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처벌강도를 높였다.

 

꼼수는 처벌강도보다 그 적용조건에 있다. ‘사이버 모욕죄’에 친고죄(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공소 가능) 대신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토록 한 것이다. 반의사불벌죄는 친고죄와는 달리 피해자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수사, 공소할 수 있도록 했다. 따로 피해자의 고소 없이 처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사이버 모욕죄’라는 명분 하에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옥죄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개인들 사이의 모욕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친고죄가 적용된다.

 

이런 법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뿐이라는 얘기가 국회 내부의 전문가 입을 통해 나왔다. 민주국가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이 이런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했다. 결국 이 법안은 표현의자유에 대한 협박수준에서 머물다 사라졌지만 이명박정권은 지금도 이와 같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26 재보선을 앞두고 나온 정부의 SNS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발표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26 선거가 있기 일주일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SNS심의를 전담하는 ‘뉴미디어 정보심의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음란성 있는 앱과 정치·사회적으로 문제 있는 내용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것이 그 이유다. 2008년의 ‘사이버 모욕죄’와 맥락을 같이한다.  

 

어디 방통심의위 뿐인가. 검찰이 나서는가 하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거들었다. 검찰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등 SNS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을 통제하겠다고 일찌감치 속내를 드러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선거법이 금지하는 행위는 집중 단속하겠다”며 온라인을 앞세웠다. 투표를 장려해야할 선관위의 단속기준은 더욱 모호하다. 투표를 장려하는 것인지, 막는 것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스마트폰 사용자만 2천만명의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정권의 우려는 또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SNS가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집권당이 패했다는 평가들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올해 4·27 재보궐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경고를 따르기는 커녕 이를 위협하고 나선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구나 안보정치와 네거티브 선거전에 몰두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고도 한나라당 대표는 “서울을 제외한 지자체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의 마음을 가둘 수 있나

 

 

김광원·참미디어 연구소 대표.

이후 나오는 집권 한나라당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무엇보다 당차원에서 SNS 대책기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SNS를 민심의 반영으로 보기보다는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SNS를 규제하겠다는 방통심의위의 발표와 다를 것이 없다. 민심을 따르기 보다는 민심의 경로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경찰이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허위사실 유포혐의 등으로 수사에 나선 것은 그 구체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연회비 1억원짜리 피부클리닉에 다닌다는 방송내용을 문제 삼았다. 이 뉴스는 이미 주간지 시사인에 이어 모든 언론이 보도한 내용으로 나 후보도 이 클리닉 출입을 시인한 바 있다. 단지 1억원을 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나꼼수’를 표적삼은 것이다. SNS를 가두겠다는 정권의 말로는 이미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재확인됐다. SNS는 장악의 대상이 아니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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