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화점·홈쇼핑 폭리, 말로 해서 해결될 일... 경제

이글은 경향신문 2011-09-05 자 사설 '[사설]백화점·홈쇼핑 폭리, 말로 해서 해결될 일인가'를 퍼왔습니다.

어제 공개된 백화점·TV홈쇼핑 등 대형 유통회사들의 순이익 증가 추세는 아무리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 해도 좋게 봐줄 수가 없다. 매출 증가세와는 비교가 안되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순이익을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비롯한 불공정거래 문제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3대 백화점과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2.7배로 증가한 데 비해 순이익은 무려 7.1배가 증가했다. 농수산·CJ·우리·GS·현대 등 5대 TV홈쇼핑도 같은 기간 중 매출액은 1.5배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순이익은 11.2배로 늘었다. 정상적인 기업 경영 현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기형적인 실적이다. 대형 유통회사들이 ‘갑’의 위치를 활용해 갖은 횡포를 부리며 납품업체를 쥐어짠 결과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통업계의 뿌리 깊은 불공정거래 관행을 빼놓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유통학회가 조사한 결과 의류를 기준으로 3대 백화점의 판매수수료율은 35~38%, TV홈쇼핑도 패션·의류 등 대부분 품목의 판매수수료율이 35~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만원짜리 옷 하나 팔면 백화점이나 홈쇼핑이 4만원 가까이 떼어간다. 여기에다 판촉·특판비, 반품처리비, 인테리어 교체비, 판매직원 인센티브 등 온갖 추가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불공정거래 구조가 폭발적인 순이익 증가의 바탕에 깔려 있다. 납품업체는 대형 유통회사에 뜯기고, 이를 최대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착취순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대형 유통회사의 독과점적 지위를 고려한다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해악이다. 대부분 대형 유통회사들이 겉으로는 윤리경영을 내세우면서도 이런 이중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공정위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대형 유통회사 대표를 모아놓고 판매수수료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수준이다. 지금껏 이들의 횡포를 사실상 방치해오다 대통령이 ‘동반성장 유도하라’ ‘물가 잡아라’고 내몰자 황급히 나서 말로 업계를 다그치는 꼴이다. 그러니 기업들이 반성은커녕 시장경제원리 훼손 운운하며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듯 반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유도한다며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에 기대면서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불공정거래는 법과 제도를 엄격히 집행해 뿌리뽑는 것이 정공법이다. 솜방망이 들고 말로 겁박한다고 될 일이 절대 아니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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